당구장의 이유있는 변신

‘당구’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매캐한 담배연기? 철가방에 배달 온 자장면 ?

이런 것들이 연상되시죠? 

하지만 요즘 당구장은 달라지고 있는데요.

우선, 당구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당구장 수는 2010년 이후 감소하는 반면,  당구장의 총면적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대형당구장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당구의 수준이 높아지고 동호인들의 대대(大臺)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기용 당구대인 ‘국제식 대대 (大臺)’가 설치된 대형 당구장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첨단 시설을 갖춘 당구장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주판식 점수판과 달리 최근에는 터치스크린 형식의 최첨단 디지털 스코어보드로 기록을 하기도 하구요. 또한 리플레이용 카메라를 설치한 곳에서는 경기 중 발생하는 소소한 언쟁을 해결하고, 자세 교정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용고객층의 다양화로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당구장도 눈에 띄는데요. 여성 고객을 타겟으로 한 클럽형 당구장은 화려한 음악과 조명에 맥주를 마시면서 당구를 즐길 수 있어 20~30대 여성들이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당구장의 변화, 신한카드 빅데이터에는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당구장 이용 고객 데이터를 살펴보니 당구를 즐기는 사람은 남성이 83%, 여성이 17%로 남성 이용고객이 훨씬 많았는데요. 2011년에서 2015년 사이, 남성은 약 2배, 여성은 1.6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 증가의 주된 이유는 바로 당구장이 스크린 골프장과 더불어 흡연이 허용된 몇 안 되는 체육시설 중 하나라는 점인 듯합니다. 

반면 여성 고객은 매장 컨셉 변화 및 환경 개선 등으로 인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향후 금연화 등 환경개선에 따라 남성감소 혹은 여성증가의 상충적 관계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지 주목해 볼 만한 포인트입니다.

한편, 세대별 증가율을 자세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우선, 남성의 경우, 2011년에서 2015년 사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이용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은퇴한 중장년 남성들이 친구들과 함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향수를 느낄 수 있고, 볼링이나 골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당구가 체력소모가 적고 높은 집중력과 두뇌 활동을 요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여성고객은 세대별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남성과 다른 점은 10대의 이용이 많이 증가했다는 점인데요. 당구여신 차유람, 한주희 선수 등 대중적 여성 스타 등장 이후에 확대되고 있는 당구 엘리트 조기육성에 대한 인식 변화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네요. 또한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이용이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당구장 환경개선과 함께  최근에는 지역복지관이나 대형마트의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여성 포켓볼교실”을 통해 여성들이 쉽게 강습을 받을 수 있는 등 여성의 당구 이용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중장년층의 이용 증가로 당구를 즐기는 시간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1년과 2015년 사이 낮시간 이용 비중은 4.1%P 증가하였고, 저녁시간 이용은 2.0%P 감소했는데요. 이는 최근 많이 증가하고 있는 중장년 이용자들이 주로 낮시간대에 당구장을 이용하는 것과 함께 여성고객 및 10대 증가 등 고객 기반 다양화도 시간대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당구장의 변신으로 당구 이용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요. 빌리어즈 TV를 비롯한 당구 전문 채널이 등장하고 세계 랭킹의 선수들이 배출되면서 당구에 대한 관심도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당구는 가성비 높은 레저 스포츠로서 시설 개선과 함께 다양한 고객층에서 다양한 목적(사교, 교육 등등)으로 이용이 확대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퇴근길이나 주말,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당구 한 게임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