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오후 6시. 시계가 잘못됐나 싶을 정도로 해가 길었던 날, 우리는 ‘신한카드 아름人 해외봉사단’ 자격으로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함께 출발하는 단원들의 얼굴에는 한결같이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해외봉사단 지원은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생각해보면 쉽지만은 않은 선택. 서류심사와 면접, 혹시 떨어지지 않을까 두근거렸던 일련의 과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힘은 어쩌면 각자가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열정이 분명함에서 나왔으리라.
신한카드 아름인 해외봉사단 5기의 해외봉사활동은 다음날 인도네시아 보고르(Bogor) 시의 작은 지역 센툴(Sentul)에서의 아침 이슬을 맞으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처음 4일간 예정되어 있었던 건축 봉사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출발하기 전에 함께 각오를 다지고 왔지만 일이 아직 익숙지 않은 탓에 처음에는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막연하게 그냥 쉬울 거라고 생각했던 첫날의 페인트칠부터 둘째 날 벽돌 쌓기, 정화조를 만들기 위한 땅파기 등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에 지치기도 했지만 서로 격려하며 다시 힘을 냈다.
새로운 집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홈 파트너, 서툰 우리의 실수도 언제나 미소로 감싸주던 현지인 스태프분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뒤에서 우리를 믿고 응원하고 있을 신한카드와 한국 해비타트 관계자분들을 생각하며 지치고 힘들 때마다 서로 격려하며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일을 모두가 ‘함께’했기에 가능했으리라. 힘들어도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던 우리 단원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진다.
다음 이틀간의 교육봉사는 순진한 눈망울로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들과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 나름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실내, 실외로 하루씩 나누어 다양한 체험 교육들을 준비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아 계획대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등장할 때부터 시작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는 우리의 걱정이 한낱 기우에 불과했음을 알려주었다.
탈 만들기, 폼 클레이, 종이접기, 미니 운동회, 비눗방울 놀이, 율동, 소원 트리 만들기 등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끊임없이 이어진 아이들의 웃음소리 덕분에 그 순간에는 우리도 동심으로 돌아가 진심으로 같이 즐겼다.
이날 오후, 도서관 벽화 작업도 함께 진행되었다. 벽화 작업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 곁을 지키며 작은 일이라도 도울 것이 없는지 찾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그 따뜻한 마음은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 되어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헌정식 및 도서관 개관식은 마을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멋진 자리였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서로를 향한 관심과 애정, 배려까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앞으로 자신들의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어줄 도서관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1,300여 권의 책들을 기증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신한카드 아름人 해외봉사단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우리가 떠날 때가 되자, 헤어짐이 아쉬운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렸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우리도 가슴이 뭉클해졌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도 마음 한편에는 맑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잠깐’의 존재가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남아, 이따금씩 그날을 떠올리게 된다.
공사장에서, 학교에서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이 해맑은 표정으로 우리들을 맞아준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봉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준 선물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고 행복한 기억이었으며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무엇보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신한카드와 한국 해비타트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뜨거웠던 여름날의 8박 10일, 어쩌면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냥 지냈을 시간을 어느 때보다 알차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하며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아이들과 아름인 해외봉사단 단원들 모두 각자의 인생을 살아내느라 바쁠테지만 한 번씩은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을 멋진 인생의 한 조각으로 추억해줬으면 한다.
‘사람 사는 냄새가 이런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던 날들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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