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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지속가능 신한

[아름인 대학생 해외봉사단] 따끈한 정이 넘쳤던 미얀마 아이들과의 7박9일


01 기대와 걱정 속에 미얀마로



16년 6월의 마지막 날,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스무 명의 대학생이 사전교육으로 모여 선서를 통해 아름인6기가 되었다. 신한카드와 해비타트의 이름을 걸고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아름인이 됐다니!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름인이 됐다고 알릴만큼 ‘아름인’ 자체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비행기처럼 붕 뜬 설렘과 동시에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의사소통과 현지 적응문제, 아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출발 전날까지 마음에 걸렸었다. 


그렇게 복잡 미묘한 감정을 가득 안고 있었던 우리 아름인은 16년 7월 20일 미얀마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02 땀을 비 오듯 흘렸던 건축봉사




활동 첫날부터 우리 아름인은 건축봉사에 들어갔다. 우리가 진행할 건축봉사는 학교 운동장 고르게 펴기, 학교 본관 외벽 페인트 칠, 도서관 내, 외벽 페인트칠이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해낼 작업이 아니었지만, 7일째 되는 마지막 날에 학교 도서관 개관식이 예정되어있었기에 도서관 완성이 제일 중요한 작업이었다. 도서관 내벽에 벽화 그리는 것부터 책장 조립과 책 비치까지 모두 우리가 해내야했다.



본격적인 봉사를 위해 학교에 도착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작업환경과 장비가 열약한 점,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아서 뭐 하나 손대기 어려운 상태인 점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나는 도서관 벽화담당 팀에 참여했었는데, 일반 사람의 신장으론 도저히 승부할 수 없는 높이에 벽화가 위치해있어 밑그림조차 그릴 수 없었던 일이 굉장히 당황스러웠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같이 일하시는 현지인분들께서 벽화에 닿을 수 있는 장비를 단숨에 만들어주셨기에 그 후부턴 편하게 벽화를 그릴 수 있었다. 나무와 끈으로만 만든 장비라 안전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금속 자재로 만든 어떤 구조물보다 튼튼했다. 대나무가 겹쳐진 부분에 하나하나 꼼꼼히 묶여있는 매듭에서 우리들의 안전을 생각해주신 그분들의 배려와 진심이 느껴졌다. 우리를 위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그분들께 보답해서라도 꼭 멋진 도서관을 완성해야겠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생기는 순간이었다. 



하루 종일 건축봉사만 진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 날까지 전날 작업량을 고려해 아름인 한 명도 빠짐없이 모든 작업을 해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우리의 노력과 더불어 신한카드와 해비타트,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시는 현지인분들의 도움과 배려를 통해 일주일동안 몇 시간씩 투자한 건축봉사는 눈에 띄게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 우리가 만든 도서관은 개관식 날 미얀마 아이들과 현지인분들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만들었다.



03 순수한 애정을 보여준 미얀마 아이들과의 교육 시간



활동 둘째 날부터 우리는 건축봉사와 함께 교육봉사도 들어갔다. 교육 봉사 시간은 우리들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이었다. 기본적인 미얀마어 밖에 할 수 없어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어로 진행하고 통역을 거쳤지만, 아이들은 나의 작은 한마디도 귀 기울이며 적극적으로 임해줬다. ‘고마워.’, ‘사랑해요.’, 잘 안 되는 발음을 열심히 굴려가며 내 말을 따라하는 아이들에게서 나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 마음이 고맙고 소중했기에 교육 내내 힘내서 수업을 진행했고, 그로 인해 많은 아이들에게 반응해줄 수 있었다. 



우리 조는 아이들과 더욱 친해지기 위해 미리 생각해 둔 ‘그대로 멈춰라!’, 노래에 맞춰 돌다가 선생님이 말하는 숫자대로 모이는 ‘짝짓기 게임’ 등 을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 으로 준비했다. 게임을 능숙하게 진행하는데 통역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야했지만, 아이들은 우리의 표정과 몸짓만 보고도 밝게 웃으면서 열심히 따라줬다. 후끈했던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 을 보내고 자신의 이름 명찰 만들기 시간과 책 모양으로 종이를 접어 직접 내용을 채워보고 나만의 책을 만들어 가지는 시간도 즐겁게 가졌다. 



또한 교장선생님의 바람에 따라 위생교육 위주의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었다. 손, 세균, 비누 모형을 프린트해 코팅한 뒤 손씻기의 중요성에 대한 짧은 연극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고 한국에서 미얀마어로 준비한 손씻기 송을 간단한 율동과 함께 불러보았다. 

“아알롱(다함께) 쓱싹쓱싹~ 쓱싹쓱싹~ 아알롱 롁셰매~” 

‘다함께 손씻자~’ 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양동이에 깨끗한 물을 담아 쓱싹쓱싹 손을 닦으며 깨끗한 손을 만들었다. 



일주일동안 만난 미얀마 아이들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사랑스러웠다. 다함께 게임을 하면서 흘린 땀 때문에 나는 냄새도 싫기는커녕 친근해서 귀여웠고, 껴안으면 작고 연약한 몸에서 뿜어내는 따뜻한 온기에 한명 한명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일주일간 아이들과 함께 하며 아이들이 수줍게 건넨 활짝 핀 꽃처럼 훗날 아이들이 제일 예쁘고 깨끗한 꽃을 피우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겼는데 꼭 이뤄지길 소망한다.

 


04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남은 따뜻한 온기



아르미얀 모두 일주일동안 덥고 습한 기후 속에서도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열심히 해준 덕에 도서관 개관식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먼지가 소복이 쌓이고 휑하니 아무것도 없던 도서관은 마지막 날 예쁜 벽화와 많은 책들로 채워졌고 그런 도서관을 보는 우리의 마음 한 구석도 벅차오르는 감정들로 채워졌다. 도서관 개관식은 교장 선생님과 신한카드, 해비타트의 감사 전달, 미얀마 아이들이 준비한 축하 공연, 우리 아름인의 문화 공연 순서로 이어졌다. 스무 명의 아름인이 반으로 나뉘어 두 개의 문화 공연을 준비했으며 A조는 부채춤, B조는 숫자송과 K팝을 결합한 태권도를 선보였다. 많은 분들이 지켜보는 자리라 많이 떨어서 약간의 실수도 일어났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 공연에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줬다.   



미얀마에서 돌아온 후 나는 ‘미얀마’ 의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젠 가족 지인들을 만날 때 ‘안녕’ 보다 미얀마 인사어가 먼저 튀어나온다. 그만큼 미얀마에서 함께한 우리 아름인과의 경험, 사랑이 넘치는 아이들과의 만남은 나에게 큰 영향으로 남았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애정을 주는 사람들을 언제 또 만나볼 수 있을까? 한 마디 인사만으로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미얀마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도 너무 그립니다. 


지금 당장 “내가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었다!” 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건 어렵지만, 한 가족이 된 스무 명의 아름인, 미얀마 아이들과의 기억은 평생 가지고갈 자산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일 년, 오 년, 십 년이 지난 뒤 ‘아름인으로서의 경험’ 을 생각해볼 때 와 닿는 의미는 항상 다르겠지만, 느낌은 매번 똑같을 것이 분명하다.


16년 7월은 사람들과 나눈 따끈따끈한 온기 때문에 과분할 정도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신한카드 아름인 대학생 해외봉사단

6기 백정민




* 본 포스팅은 대학생 봉사단원이 직접 작성한 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