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소비를 말합니다. 주로 해외 국가의 통화로 결제가 이루어지나 최근에는 원화결제가 가능한 곳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해외직구는 단순한 수입의 의미를 넘어 소비자 주도적 직접 거래를 통해 국내외 글로벌기업들에게 국내 소비자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되기도 하고 해외정보에 능통한 소비자가 주로 구매한다는 점에서 소비지식사회의 계급화 현상으로 해석되기도 했죠. 그런데 이렇게 최근 몇 년간 국내소비시장을 떠들석하게 했던 해외직구가 갑자기 조용해진 듯 한데요. 다음에서 그 현상과 배경을 보다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1월에 발표한 관세청의 통관실적 자료에 의하면 매년 50%씩 성장하면서 승승장구하던 해외직구 규모가 ’15년에 처음으로 1% 가량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도까지만 해도 해외직구의 성장에 대해서 장미빛 전망이 많았습니다. 한 경제연구소에서는 2020년에는 현재보다 13배 이상(해마다 50% 성장)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죠. 하지만 실제로 ’15년에 해외직구 규모는 전년대비 정체수준이었고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일까요?
최근 해외직구가 주춤한 이유는 오히려 해외직구가 활성화되었던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외직구 활성화 요인은 무엇보다 가격적 메리트였죠. 특히 한창 활황기였던 ’13년~’14년에는 환율이 매우 낮아 배송료와 관세를 물더라도 가격적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온라인 쇼핑 활성화, 영어사용 거부감소 등도 일조했죠.
그런데 그 가격 메리트가 최근 환율 상승으로 상당부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국내외 기업들이 국내제품가격을 조정하면서 제품의 국내외 가격차이가 많이 줄어든 점도 무시할 수 없었구요.
그렇다면 해외직구, 앞으로 계속 위축되기만 할까요?
신한카드 빅데이터에 나타난 해외직구 이용자의 비중변화를 보면 해외직구의 향후 방향성을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13년~’14년에 해외직구를 주도했던 가격지향적인 30대 여성층이 급감한 반면, 환율상승 등 가격적 메리트가 감소되고 있는 최근에도 3040 남성층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3040 남성은 얼리어덥터 혹은 덕후적 소비성향이 있는 층으로 국내에는 없는 희귀제품, 최신기기 등을 해외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구입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죠.
결국 이용 고객의 구성변화를 통해 볼 때 해외직구는 가격 중심형·여성 중심형 구조에서 점차 최신 제품 중심형·남성 중심형 패턴이 강화되는 구조로 변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해외직구에 대한 환율의 영향이 다소 감소되고 보다 안정적인 성장기조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네요.
한편 고객구성의 변화에 따라 품목 변화도 예상되는데요.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해외직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전자제품(114%)이었다고 하는데요. 해외직구이용자의 남성증가 경향에 따라 관련 품목의 향후 성장이 기대됩니다. 또한 품목 다변화와 함께 대상 국가도 미국 외에 유럽, 일본, 중국 등으로 다양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보다 광범위한 의미에서 해외직접거래를 고려해보면 최근 실물제품이 아닌 서비스나 디지털콘텐츠의 해외취급액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표에서 보는 것처럼 서비스와 콘텐츠가 실물제품 비중을 추월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죠. 향후 실물 제품 직구를 포함한 해외 직접 거래는 품목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상당히 광범위하게 전개될 수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해외직구는 브렉시트 등 환율 불확실성을 높이는 다양한 거시경제 요인으로 인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 구성의 변화, 거래 품목의 변화 등 새로운 성장을 위한 조정국면을 맞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해외고객들이 우리 상품을 직접 거래하는 역직구가 한류 및 정부의 적극적 지원책 등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는 등 해외와 직거래하는 소비 문화는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해외직구는 조정 기간을 거쳐 새로운 성장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소비국경을 초월하는 Borderless Consumption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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